사지 강직의 수술적 치료

 

경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황성규

 

사지강직은 쉽게 말하여 팔다리가 뻣뻣하게 되어 정상적인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며 뇌성마비, 두부외상, 척수외상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사지강직이 심할 경우 다리에 힘에 있어도 보행이 불가능하게 되며 심할 경우에는 체위변경이나 간호도 어렵게 할 수 있다.

뇌성마비는 1000명의 출생 중 약 2명에서 발생하는 소아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뇌손상이다. 이 뇌손상은 주로 출생을 전후하여 발생하며 특히 미숙아에서 빈도가 높다. 뇌성마비로 인하여 나타나는 운동장애는 사지가 뻣뻣하게 되는 강직이 가장 빈도가 높아서 약 70%를 차지한다. 무도아테토이드 운동이라고 하여 얼굴이나 사지를 꼬는 경우도 있으며 운동실조를 나타내기도 한다. 다리는 발육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의 힘은 정상적으로 있는 경우에도 강직과 이 강직이 오래 지속되어 나타나는 관절수축으로 인해 운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강직이 경하고 다리나 발의 기형으로 인해 보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다리나 발의 수술로 인하여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심한 강직은 강직자체에 대한 수술을 하여야 한다.

강직에 대한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수술적치료, 및 재활물리치료법이 있으며, 약물치료나 재활물리치료로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의 심한 강직에 대해서는 수술적인 치료를 하여야 한다. 약물치료는 불행히도 약제가 신경계통으로 침투가 잘 되지 않아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

강직에 대한 신경수술법은 여러가지 방법이 연구되었으나 선택적 후신경근절개술과 수막강내 약물투여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선택적 후신경근절개술

 

선택적 후신경근 절개술은 하지강직 치료를 위하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신경외과적 수술이며 특히 뇌성마비로 인하여 발생한 소아환자에서 도움이 된다.

이 수술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몸의 운동은 뇌의 신호가 척수를 따라 내려와서 척수에서 전각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며 전각세포에서 운동신경이 나와서 근육에 분포함으로써 뇌에서 원하는 운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운동은 다른 신경들에 의하여 많은 조절을 받게 되며 그 중 하나가 감각에 관여하는 후신경근을 통하여 들어온 감각신경이 뇌로 올라가기 전 일부가 반사궁을 통하여 바로 척수에서 돌아서 전각세포에 신호를 보내어 운동을 조절한다 (그림 1). 이렇게 하여 나타나는 반사는 감각신경을 통하여 들어온 감각이 뇌를 돌아서 내려올 여유가 없이 급박하게 필요한 경우를 보조한다. 신경진찰시 해머로 무릅을 치면 무릅이 앞으로 튀는 것이 이 반사궁을 거치게 된다. 또한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들은 이러한 반사궁을 조절하여 다리근육이 반사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운동을 하도록 한다. 뇌나 척수에 손상이 있는 경우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들이 손상을 받으며 따라서 강직환자들은 후신경근을 통하여 들어온 감각신경이 전각세포에 과다한 운동을 일으키게 된다. 선택적 후신경근 절개술은 요배부에 피부절개를 하고 척추후궁의 일부를 열어서 척추강내에서 후신경근의 가닥을 분리한 후 각각의 작은 신경근을 개별적으로 전기자극하며 하지 근육에서 근전도를 검사하여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신경근 소분지를 절개한다 (그림 2). 수술을 한 후 척추골은 원위치에 다시 고정시켜준다. 후신경근절개술은 감각에 관여하는 신경의 일부를 절개하는 것이므로 운동신경의 마비는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감각신경의 일부를 절개함으로써 감각의 변화가 오므로 환자가 감각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동안 재활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아야 한다.

 

 

 

강직의 약물치료로서 가장 효과적인 약물은 바클로펜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이 약물은 신경계로 침투가 잘 되지 않아서 부작용을 일으킬 정도의 대량을 사용하지 않고는 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바클로펜 펌프삽입술은 가는 관을 척추강내로 넣고 바클로펜을 척추강내로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펌프를 몸속에 심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약물을 중추신경계내로 투여하는 방법이다. 이 펌프의 삽입은 상지의 강직에도 효과적이며 현재까지 다른 좋은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던 근긴장이상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더구나 뇌나 척수외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어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선택적 후근신경절개술과 달리 펌프삽입술을 필요시 언제든지 제거가 가능한 점도 이 수술의 장점이다. 단지 펌프의 가격이 고가이며 주기적으로 바클로펜을 장비에 리필하여 주어야 하고 수년마다 전지를 교환하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아직은 국내에 수입이 되지 않았으나 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국내에도 곧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믿고 있다

 

결론

 

기능신경외과는 종양등의 수술과는 달리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에 지장을 주는 통증이나 비정상적 운동, 간질 등을 호전시키기 위하여 신경에 수술을 하는 것을 말한다. 뇌외상이나 척수외상 혹은 뇌성마비등에서 강직을 일으킨 원인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하여 나타나는 증상을 없애기 위한 수술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선택적 후신경근절개술이나 바클로펜 펌프삽입술은 뇌성마비로 인한 강직이 심한 환자에서 효과적인 수술법이다.